떠오르는 녹색채권

“지구 온난화가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에 가까워졌습니다.” 고인이 된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17년에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기후와 관련된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녹색채권(Green Bond)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채권이 발행되면서 대형 투자기관들이 조만간 이 시장에 주목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희진 채권운용본부 CIO,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정영희 채권운용역,채권운용1팀,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2018/08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

이번 세기 지구 온도는 0.3 ~ 4.8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 해수면은 0.26 ~ 0.98미터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1. 이렇게 되면 물, 식량, 생태계, 연안 안정성(coastal stability), 공중 보건 등 지구의 지속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이산화탄소 사용 및 배출량 감축을 약속하는 국가와 국제기구는 더욱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세계 정상들은 2016년 파리협약 체결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처음으로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파리협약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미만으로 제한하는 목표가 설정되었습니다. 기업들도 좀더 책임감 있는 성장 모델을 채택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녹색채권 투자

녹색채권은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활동, 프로젝트, 자산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고 차환하는데 발행액의 일부 또는 전부가 사용되는 채권을 말합니다.


2007년 유럽투자은행 (EIB)이 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개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발행한 8억 달러 규모의 채권이 녹색채권의 효시입니다.

그림 1: 녹색채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2  
그림1 녹색채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

이후 2017년까지 10년 동안 1,555억 달러가 발행되며 그 규모는 거의 200% 증가했습니다. 올해 녹색채권의 발행 목표는 2,500억 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그림 1 참조).


녹색채권은 비교적 낮은 변동성으로 적절한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그림 2 참조).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발행된 98개 녹색채권에 대한 분석3에 따르면, 평균 청약률이 유로화 표시 녹색채권의 경우 2.6배, 미달러화 표시 녹색채권의 경우 3배에 달했습니다. 이들 채권 중 73%가 거래 개시 후 7 영업일 동안 비교대상 채권지수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두었고, 28 거래일이 지난 이후에도 66%의 초과성과를 이어갔습니다. 높은 청약 열기를 고려하면 이러한 성과는 당연한 것으로 보이며, 투자자들이 녹색채권을 자산배분의 우선 순위에 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2: 녹색채권은 지난 3년 동안 적절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음4

그림2 녹색채권은 지난 3년동안 적절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음 

다양해진 녹색 채권

녹색채권 투자자들은 다양한 발행사, 지역, 프로젝트에 투자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녹색채권 총 발행액의 70% 이상이 미 달러화와 유로화로 발행되었고, 나머지는 27개 통화로 발행되었습니다5.

 

초기에는 유럽투자은행과 세계은행 등 개발은행들만이 녹색채권을 발행했지만, 점점 더 많은 기업, 공기업, 국가들이 녹색채권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폴란드가 처음으로 국채로 녹색채권을 발행했고, 프랑스는 2017년에 사상 최대 규모인 107억 달러를 발행하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후 피지,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벨기에, 인도도 녹색채권 발행 대열에 합류했습니다(그림 3 참조).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은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고 그 규모도 크기 때문에 국가가 발행하는 녹색채권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 국가는 시장 방향을 좌우하는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녹색채권에 세금 혜택을 부여하면 그 매력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선진국이 초기 녹색채권 발행에 앞장섰다면, 녹색채권 시장의 성장에는 이머징 마켓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그림 4 참조). 2016년에 중국은 최대 녹색채권 발행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발행된 모든 녹색채권이 세계 기준에 부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청정 석탄’ 프로젝트에 투자된 채권의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그림 3. 더욱 다양해지는 발행사6
그림3 더욱 다양해지는 발행사 

인도는 2017년 녹색채권 발행국 상위 10위안에 올랐으며, 여기에는 공기업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인도가 녹색채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22년까지 재생가능 전력 생산을 175기가 와트로 3배 늘리겠다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야심 찬 계획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수출입은행이 2013년 처음으로 재생 에너지 개발을 위해 녹색채권을 발행했습니다. 한국의 녹색채권 시장 규모는 21억 달러로 중국, 인도, 일본, 호주에 이어 아시아 5위 수준입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7% 감축하겠다는 정부의 약속과 2015년에 도입된 탄소배출권 시장으로 인해 한국은 아시아 녹색채권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별로 다양하게 발행되고 있는 녹색채권은 다양한 녹색 프로젝트에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그림 5 참조). 2017년 녹색채권의 62%가 재생 에너지, 녹색 건축, 에너지 효율화 프로젝트에 활용되었고, 운송과 물 프로젝트는 각각 15%와 13%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림 4: 지역별 다양성 확대 – 국가별 발행 현황7


그림4 지역별 다양성 확대 



그림 5: 녹색채권은 다양한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창구가 되고 있음8

그림5 녹색채권은 다양한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창구가 되고 있음

녹색채권의 다른 측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녹색채권 시장이 직면한 주요 어려움 중의 하나는 ‘녹색’에 대해 공통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조달 자금의 적절한 사용과 발행사의 ‘녹색 약속’ 준수 여부를 측정하는 방법이 확실치 않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수년 동안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응책에 진전이 있었지만, 추가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한 상황입니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는 2014년에 녹색채권 시장의 진정성을 높이기 위해 녹색채권원칙 (GBP)을 제정했습니다. 녹색채권원칙은 기금의 사용처, 프로젝트 평가, 기금 운용, 보고에 대한 핵심적인 4 부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자금을 지원받는 프로젝트나 자산이 적합한지 그리고 채권 발행액의 사용 현황을 추적하는 내부 프로세스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외부의 검증기관을 두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100조 달러 규모의 채권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국제기구인 기후채권의제(CBI)는 기후채권표준(CBS)을 도입하여 발생사들이 발행 채권을 검증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외부 검토를 거친 녹색채권 발행 비율은 금액 기준으로 2015년 65%에서 2017년 8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외부 검토를 거친 채권 중에서 기후채권 검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총발행액의 4%에서 2017년 11%로 증가했습니다9.

채권 발행액의 사용에 대해 보다 투명하고 엄격한 공개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해서 무디스 (Moody’s Investors Service)도 2016년에 녹색채권평가(GBA) 방법론을 발간하였습니다. 무디스는 조직구조, 발행액의 사용, 공시, 운용, 보고를 5가지 핵심 요소로 이를 기준으로 각 채권에 점수를 부여합니다. GB1(우수)와 GB5(미흡) 사이에서 결정되는 종합등급은 전체적인 평가 결과를 나타냅니다. 무디스에 따르면 발행사들은 보고와 공시 부문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녹색 채권을 검증하는 회계 법인, 신용평가사, 컨설팅 회사, 리서치 회사 등도 점점 녹색 채권을 검증하는 외부 제 삼자 기관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에 그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투자 흐름의 전환

현재 녹색채권 시장이 전세계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습니다10. 하지만 채권발행이 증가하면서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금융공사(IFC)는 파리에서 채택된 기후변화협약으로 인해 지금부터 2030년 사이에 21개 이머징 마켓에서 거의 23조 달러에 달하는 기후 관련 투자 기회가 펼쳐질 것으로 추정합니다. 검증에 드는 높은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인센티브, 규율, 적절한 표준이 마련된다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녹색 채권에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녹색채권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입니다. 60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자들이 책임투자원칙(PRI)에 서명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투자결정에 반영하겠다고 확약했습니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Eastspring Investments)도 책임투자원칙에 서명했습니다. ESG 요소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양호한 장기투자 수익을 거두는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환경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더욱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ESG 요소를 투자결정 과정에 포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7년 파리에서 개최된 ‘원 플래닛 서밋(One Planet Summit)’에서 세계은행과 유럽투자은행(EIB)을 비롯한 다국적 개발은행들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일본의 후생연금펀드(GPIF) 또한 1.3조 달러의 자산 중에서 ESG에 투자하는 비중을 4%에서 10%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의 법적 목표 이행 과정을 제대로 이행하는지를 모니터하는 영국의 기후변화위원회(CCC)는 중앙은행에 대해 녹색금융을 확대하고, 사업을 변경할 의사가 없는 화석연료 기업의 금융기회를 박탈하는 노력을 지속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앞으로는 기관 투자자들 외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기후 관련 투자를 통해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향후 30년 내지 40년이 지나 30조 달러를 유산으로 물려받게 될 밀레니얼 세대11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12.


녹색채권은 그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또한 수익성도 제공하고 있어 책임 있는 투자를 이행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편리한 투자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신규로 발행되는 녹색채권의 50% 정도가 녹색투자에 대한 의무가 있는 투자자들에게 할당되고 있습니다. 녹색채권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투자기관들이 조만간 이 시장에 주목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희진

채권운용본부 CIO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정영희

채권운용1팀 매니저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자료:
1기후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5차 평가보고서, 2014년 11월 기준
2기후채권의제(CBI) 및 Barclasy MSCI, 2018년 4월 30일 기준
3발행시장에서의 녹색채권 가격결정: 2016년 1월 ~ 2017년 3월, 2017년 2분기, 2017년 3분기
4채권과 기후변화. 시장 상황. 2017년 - 기후채권의제(CBI) 작성
5기후채권의제(CBI), 2017년 12월 기준
6기후채권의제(CBI), 2017년 12월 기준
7기후채권의제(CBI), 2017년 12월 기준
8기후채권의제(CBI), 2017년 12월 기준
9 채권과 기후변화. 시장 상황. 2017년 - 기후채권의제(CBI) 작성
10SIFMA 현황보고서 2017, SIFMA, 2017년 8월 25일 기준
11“더 큰 부의 이전: 세대간 부의 이전 활용” 액센추어(Accenture), 2015년
12“소수에서 주류까지: 대형 기관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임팩트 투자 섹터 및 기회에 대한 평가” – 세계경제포럼, 2013년 9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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